Insights & Report #813

말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조직이 먼저 만들어야 할 것

민이앤아이 리스크관리팀

얼마 전 로펌에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상담이 들어왔습니다. 당사자가 그동안 모아두었던 자료를 하나씩 꺼내 보여주었는데, 메시지와 당시 상황을 정리해둔 기록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증거의 내용만큼이나 그것을 꺼내 보여주기까지의 시간이 오래 생각에 남았습니다.

조직은 몰랐던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성희롱 피해를 경험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바로 회사에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말을 하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상대방이 사실을 부인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일을 크게 만든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지 걱정이 먼저 생깁니다. 상대가 상사이거나 업무상 계속 마주쳐야 하는 사람이라면 부담은 더 커집니다.

그래서 당시의 메시지나 기록은 남아 있는데 조직은 오랫동안 상황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회사가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안전하게 말할 수 있는 방법이 부족했던 것일 수 있습니다.

제도보다 구조가 먼저입니다

조직에서는 상담 창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구성원 입장에서는 누가 내용을 보게 되는지, 신원이 어디까지 알려지는지, 참여 이후 어떤 절차가 진행되는지 알 수 없다면 쉽게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제도를 마련하는 것만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휘슬노트는 성희롱이나 직장 내 괴롭힘처럼 직접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을 블라인드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는 청렴소통 블라인드 참여 플랫폼입니다. 접수된 참여글은 지정된 담당자가 확인하고 필요한 절차를 이어갑니다. 처음 내용만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면 블라인드를 유지하면서 참여자와 추가 소통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참여글 하나를 작성하는 일조차 상당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조직이 해야 할 일은 더 용기를 내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덜 두렵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드는 것입니다. 구성원이 혼자 증거를 모으며 버티는 시간이 길어지기 전에 목소리가 닿을 수 있는 통로, 건강한 조직문화는 그런 준비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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