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s & Report #880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본 안심거울

민이앤아이 리스크관리팀

얼마 전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벽면에 설치된 둥근 거울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거울 위에 적힌 안심거울이 지켜보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유난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이 공간이 안전을 위해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험한 일이 생긴 뒤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처음부터 함부로 행동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두는 것도 예방의 한 방법입니다.

규정만 만들어놓는다고 문제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 갑질 같은 문제는 규정만으로 자연스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무도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작은 행동이 어느새 관행처럼 굳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구성원 모두가 공식적인 참여 창구가 있고, 문제가 발생하면 실제로 확인과 처리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행동을 조심하게 만드는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은 문제가 터진 뒤 사용하는 도구이면서 동시에 문제가 커지지 않도록 만드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통로가 있다는 사실을 평소부터 알려야 합니다

안심거울도 존재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곳은 안전을 신경 쓰고 있고, 문제가 발생하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는 메시지입니다. 조직에서도 불편한 일을 경험하거나 목격했을 때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통로가 있다는 사실을 평소부터 알려야 합니다. 참여한 사람이 신원 노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접수된 내용이 담당자에게 전달된다는 신뢰가 있어야 그 제도가 실제로 작동합니다.

휘슬노트는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갑질, 부정비리처럼 직접 이야기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을 블라인드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는 청렴소통 플랫폼입니다. 접수된 참여글은 지정된 담당자가 공식 채널에서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블라인드를 유지한 채 추가 소통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조직에 이런 창구가 있다는 사실을 구성원들이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침묵 대신 말할 수 있다는 선택지가 생깁니다.

좋은 조직문화는 문제가 생긴 뒤 움직이는 곳보다, 문제가 커지기 전에 말할 수 있는 길을 미리 보여주는 곳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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